칼럼 5 ) 왜 우리 아이는 끝까지 집중하기 어려워할까?

집중력은 단순히 성격이나 기질에서만 비롯되는 것이 아니라, 뇌의 여러 기능이 협력하여 발휘되는 복합 능력입니다. 아이가 쉽게 산만해 보인다면, 그 이면에는 작업기억, 처리속도, 또는 주의조절 능력과 관련된 미숙함이 있을 수 있습니다. 특히 웩슬러 지능검사에서 작업기억과 처리속도가 낮게 나타나는 아이들은 과제를 해결하는 중간 단계에서 중요한 정보를 놓치거나, 시간이 많이 소요되어 압박감을 느끼기 쉬워집니다.

처리속도와 작업기억의 역할

처리속도: 주어진 정보를 빠르게 파악하고, 수행해야 할 과정을 효율적으로 진행하는 능력입니다. 처리속도가 느린 아이들은 과제를 다 끝내기도 전에 시간이 부족해져서 의욕이 꺾이거나, 주변 자극에 쉽게 주의를 빼앗겨 “하기 싫어!”라고 포기해버리기도 합니다.

작업기억: 머릿속으로 정보를 잠시 저장하고 조작하는 능력으로, 복잡한 문제 해결에 필수적입니다. 예를 들어, 수학 문제를 풀 때 앞 단계에서 구한 결과 값을 뒤 단계에서 활용해야 하는데, 이를 기억해내지 못하면 문제 해결을 순차적으로 이어갈 수 없습니다.

일상 속 훈련 방법

카드 뒤집기 게임: 짝을 찾는 기억력 게임은 작업기억을 자극합니다. 처음에는 카드 수가 적은 것부터 시작해, 점점 카드를 늘려가면 아이가 ‘집중해서 위치를 기억하는 연습’을 하게 됩니다.

숫자 따라 말하기: 2, 4, 7 같은 숫자를 불규칙하게 외친 뒤, 아이가 거꾸로 말하게 하는 게임을 해보세요. 이 또한 작업기억 강화에 효과적입니다.

시간제한 놀이: 처리속도가 중요한 활동(예: 특정 그림 찾기, 빠르게 덧셈하기 등)을 짧은 시간에 반복해보세요. 단, 처음부터 높은 난이도를 주면 스트레스를 받을 수 있으니, 아이가 충분히 해낼 수 있는 수준부터 시작합니다.

교구재 추천

순간 집중 카드게임: ‘스피드 게임’ 혹은 ‘스피드 컵스’처럼 한정된 시간 안에 특정 색깔이나 모양을 찾아내는 게임들은 처리속도를 자연스럽게 높이는 데 도움이 됩니다.

기억력 퍼즐: 예를 들어 뒤집힌 카드가 잠시 보였다가 다시 뒤집힐 때, 그 위치와 그림을 기억해 맞추는 퍼즐류가 작업기억 훈련에 좋습니다.

부모님이 주의할 점

아이가 집중하지 못할 때, “왜 이렇게 산만해!”라고 꾸중만 하다 보면 아이는 더욱 의기소침해지거나 반대로 더 산만해질 수 있습니다. 중요한 것은 아이가 집중하기 어려운 원인을 파악하고, 이를 개선할 수 있는 환경과 훈련을 제공하는 것입니다. 아이와 눈 맞춤을 하고, 짧은 시간 동안 집중을 발휘해낸 것에 대해 칭찬을 해주면, 아이는 “나도 집중할 수 있다”는 긍정적 자기인식을 갖게 됩니다.

결과적으로 집중력은 타고나는 것이 아니라, 꾸준한 훈련과 적절한 환경 제공을 통해 점차 개선될 수 있는 능력입니다. 부모님이 “집중 안 해!”라고 단정 짓기보다, 아이가 집중력을 키울 수 있도록 즐거운 놀이와 학습 환경을 만들어주는 것이 훨씬 효과적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