핸더리 칼럼 73 ) 시공간 능력을 키우는 ‘지도 만들기 프로젝트’ 수업 사례

시공간 능력은 대상을 머릿속으로 조작하거나, 위치와 방향, 거리, 구조 등의 관계를 이해하고 재구성하는 능력을 말한다. 이는 공간적 이해와 시간적 순서를 조직화하는 데 핵심적인 역할을 한다. 핸더리 프로그램에서는 이를 기르기 위한 활동으로 ‘우리 동네 지도 만들기 프로젝트’를 운영한다.

이 프로젝트는 아이들이 자신이 살고 있는 동네를 실제로 관찰하고, 종이 위에 지도로 표현해보는 방식으로 구성된다. 처음에는 주요 장소(예: 집, 학교, 공원 등)를 떠올려보고, 그것들이 어떤 위치 관계에 있는지 토의하며 스케치를 시작한다. 이 과정은 단순한 그림 그리기를 넘어 공간적 배치와 거리감에 대한 이해를 요한다.

핸더리는 이 활동을 단계별로 진행한다. 1단계에서는 주요 지점을 정리하고, 2단계에서는 서로 간의 거리나 방향을 추정하며 배치도를 완성한다. 3단계에서는 시간 흐름까지 고려하여 ‘학교 가는 길’처럼 시간적 순서를 담은 경로 지도를 함께 그려보기도 한다.

이러한 수업은 아이가 공간을 정적인 구조가 아니라 유동적인 체계로 인식하도록 도와준다. 특히, 지도 속 공간을 걷는 자신의 움직임을 상상하며 그리는 과정을 통해 뇌 안에서 시공간 감각이 활성화된다. 일부 아동은 지도 위에 상상의 장소를 추가하며 이야기 구조를 덧붙이기도 하는데, 이는 시공간 감각과 창의적 사고가 결합된 고차적 사고의 발현이라 할 수 있다.

핸더리는 이처럼 실제 경험과 연결된 시공간 훈련을 통해 아이들이 주변 세계를 더 깊이 이해하고, 이를 자기 언어로 구성해낼 수 있는 능력을 체계적으로 길러주고 있다.